티스토리 뷰
여행을 많이하진 않았지만 모스크바에서 공부하면서 여행을 여러곳 다녔다. 의식주에서 의는 그렇다 치고 식과 주에 해당하는 것들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다가 에어비엔비를 처음 해본것이 수즈달 여행이었다. bnb는 bed and breakfast의 약자로 잠자리와 아침을 제공한다는 정도로 해석해 주면 된다. 방 한칸, 집 전체 등 자신의 기호에 맞게 숙소를 임대할 수 있고 출장등의 이유로 장기 임대도 하고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수즈달로 돌아와서, 그때 빌렸던 집은 정말 좋았다. 지하 1층-2층의 3층 건물에 화장실 두개, 사우나까지 딸려 있는 아주 멋진 집이었다. 이때부터 에어비엔비에 무한 신뢰를 하게 된 것 같다.
에어비엔비의 최대 장점은 자유도이다. 말그대로 나라와 도시에 따라 하룻밤에 5만원돈 내외로 여행지에서 내 집처럼 머물 수 있다. 내가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가도 되고 누구를 데려가도 아무도 뭐라고 안하고(규정 위반을 하지 않았을 경우) 내가 해먹고 싶은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있다. 주인들도 대부분 친절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좋아하는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사실 에어비엔비는 상당히 추천할 만 하다. 그렇다면 단점은?
최대 단점은 거리이다. 나는 전부 숙소를 통채로 빌리는 걸로 이용했는데 각 도시의 중심가에서 열집이면 여덟집은 거리가 멀었다. 거리가 가까우면 집안 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특히 에어컨이나 샤워시설 등이 낙후된 집이 종종 있었다. 재미있는 것이 이런집들은 주인이 친절한 경우가 많다. 즉 집이 안좋으면 주인이 좋고 주인이 안좋으면 집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무튼..
지금까지 총 15회 에어비엔비를 사용했다. 그중에 맘에 든 집은 사실 별로 없다. 그냥 며칠 지내기에 무난한 집이 대부분이고 별로였던 집도 서너차례 있었다. 얼마전엔 에어비엔비를 이용하려던 19세 남성이 트렌스젠더 호스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보았다. 이러한 최악의 경우를 방지하기위해 몇가지 팁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첫째, 리뷰를 잘 보아야한다. 내가 살기 전 살았던 사람들의 리뷰는 상당히 소중하다. 보통 솔직하게 작성하기 때문이다. 나또한 솔직하게 적었고 이때문에 집주인과 한번 싸웠던 적도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였다. 빌렸던 집이 베니스 섬이 아니라 내륙이어서 베니스 섬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그래서 버스편을 물어보았는데 물어본 문자는 씹어버리고 퇴실 전날 밤 퇴실시간이 익일 오전 10시라는 답장이 왔다. 어이가 없어서 리뷰에다가 그대로 작성했다. 손님의 질문을 무시한 채 본인이 하고싶은 말만 했다고. 그런데 쪽지가 왔다. 자기는 장사해야되는데 왜 이렇게 안좋게 적었냐면서.. 나참 그럼 그렇게 행동을 하지 말던가??!!!! 이렇듯 리뷰가 상당히 중요하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작성이 되어 있지만 구글 번역에 넣어보면 다 번역되어서 나온다(물론 영어로 번역해야한다). 후기를 읽어보고 집을 정하는것이 정말 중요하다.
둘째, 중심가까지의 거리를 보아야 한다. 에어비엔비의 최대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중심가와의 거리가 대체로 멀다. 가깝다면 집이 비싸다. 나는 보통 5만원 전후 금액의 집을 예약했는데 호스트가 작성해 놓은 시내까지의 교통수단이나 거리 등을 꼼꼼히 보았다. 그래서 멀었지만 사실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한 명동을 중심가로 했을 때 부천역정도? 보면 집이 참 좋은데 자동차로만 다닐 수 있는 그런 집들도 유럽엔 많다. 그래서 이 중심가까지의 거리와 집근처의 교통수단을 잘 보아야한다.
셋째, 시설을 확인해야한다. 여름 특히 7월의 유럽의 더위는 너무 힘들다. 에어컨이 없으면 버티기가 힘들다. 밖에서 땀에 절어서 다녔으면 집에서는 겨드랑이 뽀송뽀송하게 쉬어주어야 하는데 에어컨이 없으면 그게 참 거시기 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집을 구할 때 0달러에서 60달러로 체크하고 집 전체 빌리는 것으로, 시설은 에어컨, 와이파이, 주방, 샴푸 그리고 세탁기가 있는 집으로 필터를 설정했다. 에어컨과 세탁기는 유럽 여행에서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파리같은경우 한번 세탁하는데에 3유로 말리는데 또 1유로를 추가로 내야한다. 착한 주인은 세제까지 사다주거나 집에 비치해놓는 경우도 있다. 저 다섯개 항목은 필터에서 정말 기본중의 기본이고 필수중의 필수이다.
넷째, 첫 만남이 중요하다. 이것이 무슨소리냐 하면 열쇠 인수인계가 중요하다. 에어비엔비 설명란에 호스트가 자세하게 주소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럽은 1층에 그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이 쫙 적힌 인터폰 리스트같은게 있는데, 에어비엔비를 할 경우 어디 밖에 카페에서 만나서 같이 집을 가는게 아니라 그 빌린 집까지 가서 그 리스트에서 주인집을 찾아 눌러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보통 이 에어비엔비의 호스트들은 자기가 살던집을 빌려주기도 하는데, 사는 집은 따로 있고 그냥 작은 집 하나를 꾸며서 빌려주는 경우가 매우 상당히 많고 대부분이다. 즉 그 인터폰 리스트에 주인 이름이 없는 경우가 아주 빈번하다. 이럴 경우 힘들어진다. 실제로 여행중에 세번정도 이런적이 있었는데 길가는 사람, 그 건물 주민 등 여러 사람에게 부탁해서 휴대폰을 빌리거나 대신 전화를 부탁해서 간신히 호스트에게 연락해서 만났었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고 귀찮다. 애초에 만날때 현관에 인터폰이 있는지 아니면 뭐 어떤식으로 호스트를 만날 수 있는지 꼭 물어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이게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막상 겪으면 아주아주 아주 스트레스를 받는다. 왜냐하면 일정도 정해져 있으니까.. 이것때문에 한두시간 날리고 몸도 짐때문에 지칠대로 지쳐버리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리고 퇴실 시 열쇠를 어디다 맡기는지, 놓고 문 닫고 나가는지, 우편함에 넣는지 등 이것도 꼭 물어보아야 한다.
다섯째, 비품은 숙박비에 포함이 된다. 숙소에 비치된 샴푸나 바디워시 등은(샴푸가 있는 숙소를 선택했을 경우, 샴푸가 없는 숙소도 있다. 옵션이다.)옵션이기 때문에 내가 낸 돈에 포함이 되어 있는 부분이다. 착한 주인은 일회용 여행용 샴푸를 놔두기도 하지만 보통 다이소 샴푸같은걸 1리터짜리 한통 놔두는 집이 대부분이다. 여행지에서 특히나 장기 배낭여행객은 비행기 탈일이 잦고 이동이 많으므로 작은 병에 이런 샴푸나 바디워시등을 덜어가는 것이(털어가는 것이 아니다.) 좋다. 그리고 일회용 제품을 가져갈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주인이 쓰라고 준거다. 가져가도 전혀 상관이 없다.
여섯째, 당연한게 없는 집도 있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식용유나 후추, 소금, 설탕등이 없는 집도 있다.(샴푸와 바디워시 등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옵션이다.) 15회 중에 서너번 저런 집이 있었던 것 같다. 후추 소금 설탕은 맥도날드나 케이에프씨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설탕은 스타벅스 등 카페) 그런데 식용유는 사야한다. 이건 아무데도 없다. 차라리 작은 병에 식용유를 담아 다니는 것도 방법이면 방법이다. 장기 여행을 할 경우 맥도날드 등 패스트 푸드점에서 꼭 조미료를 챙기자.
이정도만 알고 에어비엔비를 이용하면 즐겁고 편안하게 유럽여행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숙소인 헝가리, 산토리니, 피렌체, 잘츠부르크, 니스, 리스본은 원하시면 묵었던 숙소를 알려 드리겠습니다.